영양제를 챙겨 먹는다는 건 이제 많은 분들에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언제, 어떤 상태에서 먹느냐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이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영양제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이 글을 꼭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하루를 건강하게 시작하려고 먹었는데, 오히려 속이 쓰리고 울렁거려요.” 이런 경험, 한 번쯤 있으셨을 겁니다. 이 글은 공복 섭취 시 주의해야 할 대표 영양제 3가지 철분, 마그네슘, 비타민C를 중심으로 왜 공복 복용이 문제인지, 어떻게 복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안내하겠습니다.
철분 : 공복일 때 흡수율이 높지만 위장에는 적신호
철분은 대표적으로 공복에 먹으라고 알려져 있는 영양제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복일수록 위에서의 철분 흡수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위장 장애가 없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조건입니다. 실제로 철분제 복용 후 속 쓰림,, 구토감, 변비 혹은 복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여성들 중엔 생리로 철분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한 번 먹고 토할 뻔해서 그 이후로 못 먹겠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철분이 위 점막을 자극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철분은 산화반응이 강해 위에서 금속 성분 특유의 자극을 주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 자극은 공복 상태에서는 훨씬 더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위염, 위산 과다, 식도염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공복에 복용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식사 직후에 복용하면 흡수율이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해결책은 ‘간단한 간식과 함께’ 복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 삶은 달걀처럼 위에 부담이 적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위장 자극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철분은 우유, 커피, 녹차와 함께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칼슘과 카페인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복용 간격을 1시간 이상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그네슘 : 밤에 먹으면 좋지만 공복일 때는 위험
마그네슘은 신경 안정과 근육 이완, 수면 유도에 탁월한 영양소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전에 공복 상태로 먹곤 합니다. 실제로 마그네슘은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흥분된 교감신경을 진정시켜 깊고 안정된 수면을 도와주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마그네슘도 종류에 따라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산화마그네슘, 염화마그네슘, 구연산 마그네슘 등의 형태는 복부 팽만감, 설사,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복용 후에 “이거“ 먹고 나서부터 장이 계속 꼬르륵거려요” 또는 “잠은 잘 자는데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요”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그네슘이 장 운동을 촉진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공복 상태에서는 이 작용이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위산이 적은 상태에서는 마그네슘이 온전히 흡수되지 않고 오히려 설사나 배앓이로 이어지기 쉬운 것입니다. 따라서 마그네슘 복용은 취침 1~2시간 전, 저녁 식사와 함께 또는 식후 30분 내에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또한 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글리시네이트 마그네슘이나 트레오네이트 마그네슘처럼 위장 자극이 적고 흡수가 안정적인 형태를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그네슘은 분명 효과적인 영양소지만,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탈이 되기도 한다는 걸 꼭 기억해 주세요.
비타민C : 좋은 항산화제가 위장을 위협
비타민C는 가장 흔하게 복용하는 영양제 중 하나입니다. 면역력 강화, 피부 미백, 피로 회복 등 다양한 효능이 있어 하루 한 알씩 챙겨 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만큼 복용법에 따라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영양소이기도 합니다.
비타민C는 산성 성분이 강합니다. 특히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 형태로 된 일반 제품은 공복 상태에서 섭취할 경우 위산 분비를 자극하고, 위벽을 자극해 속 쓰림, 메스꺼움, 심한 경우 구토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침 공복에 비타민C 한 알을 먹고 출근했다가, 회사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에서 한참 힘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비타민C는 위장이 약한 사람들이 공복에 먹었다가 괴로운 일을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버퍼드 비타민C(Buffered C) 또는 리포솜 비타민C를 추천드립니다. 전자는 위산 중화제가 함께 포함되어 있어 산도가 낮아지고, 후자는 지질막으로 코팅돼 위를 거의 자극하지 않으면서 흡수가 빠릅니다. 또한, 섭취 시간은 식후 30분 이내, 되도록이면 과일이나 요구르트와 함께 섭취하면 위장 부담이 줄어듭니다. 추가로, 비타민C는 철분의 흡수를 돕는 역할도 하므로 철분제를 함께 복용할 때는 같은 시간에 같이 복용해도 됩니다. 단, 위장 자극이 우려될 경우 철분과 함께라도 반드시 식사 후 복용하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결론은 "영양제는 무엇을 먹느냐 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입니다.
좋은 영양제를 골랐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좋은 효과를 주는 건 아닙니다. 철분도, 마그네슘도, 비타민C도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상태에서 먹는다면 오히려 속을 해치고 일상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3가지 영양제는 모두 매우 유익한 성분이지만, ‘공복’이라는 조건에서는 예외가 됩니다. 영양제는 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복용해야 진짜 내 것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무심코 삼킨 한 알이 하루를 힘들게 만들지 않도록, 조금만 더 내 몸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합니다.